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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이승하

네잎 2019. 6. 17. 17:14

아픔이 너를 꽃피웠다

이승하



오죽했으면 죽음을 원했으랴
네 피고름 흘러내린 자리에서
꽃들 연이어 피어난다
네 가족 피눈물 흘러내린 자리에서
꽃들 진한 향기를 퍼뜨린다

조금만 더 아프면 오늘이 간단 말인가
조금만 더 참으면 내일이 온단 말인가
그 자리에서 네가 아픔 참고 있었기에
산 것들 저렇듯 낱낱이
진저리치게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 새 시집 <인간의 마을에 밤이 온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