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파일을 해킹하다
몇 페이지의 텍스트를 저장하고 있는가에
벌은 온몸으로 후각을 동원하고
페스워드를 찾느라 온종일 붕붕거린다
아무래도 대갓집 규수 같은 목단이라면
천 개의 비밀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지
몇 마일을 날아왔을 벌이 꽃과 접속을 끝내고
꽃의 텍스트를 읽느라 정신이 없다
꽃에게도 이렇게 많은 공개할 수 없는 파일이
많다는 것 그 파일 속에는
천기를 누설할 수 없는 꽃의 비밀이
회로처럼 얽혀있고 회로처럼 얽혀있는
텍스트를 읽어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는데
안이 궁금해 촉각을 세우고 기다리는
새와 바람 밖이 시끄럽든 말든
무차별 꽃을 해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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