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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가 가갸거겨 |
서책을 배우는 아이들처럼 밤 내 개구리들이 책 읽는 소리 가갸 거겨 나냐 너녀 임자도 방언을 배우는 제비들도 가가 거거 나나 너너 노인대학에서도 가가 거거 나나 너너 책 읽는 소리에 임자도 봄날은 오랜만에 사람 사는 동네 같다 ― 시집 『임자도엔 꽃 같은 사람만 가라』에서 ■○ 2008년 <리토피아> 신인상으로 등단 ○ 시집 『임자도엔 꽃 같은 사람만 가라』 외 ■감상평 화창한 햇빛, 따사로운 바람, 감미로운 자연의 소리들은 사람을 가만히 앉아있게 하지 않는다. 인간의 몸도 자연인지라 자연스럽게 계절과 맞게 되어 있으나 곤고한 생활에 찌들리다보면 오는 계절도 남의 계절이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 자연의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몸과 마음은 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골 사랑방에서 서책을 읽는 아이들의 낭랑한 목소리는 그대로 민족의 미래이고 꿈이었다. 글 읽는 소리만 들려도 허리가 펴지고 체증이 내려가던 시절이 우리에게 있었다. 아이들이 점점 줄어가는 아픈 상황이 오늘날 우리들의 농촌이며 시골의 현실이다. 임자도의 여름에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개구리들이 밤새 책을 읽고, 제비들도 하루종일 책을 읽고, 노인들도 부지런히 책을 읽으며 세상을 밝힌다. 임자도의 정령이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개구리의 울음소리와 제비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마치 아이들이 책을 읽는 소리로 들려온 시인의 가슴이 참으로 따뜻하다. 세상을 신뢰와 긍정과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며 어루만지는 시인들이 있어 이 나라는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는 나라이다. 개구리들처럼 제비들처럼. / 장종권(시인, 계간 <리토피아> 주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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