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적/고영 상투적 고 영 우리는 너를 단편적으로 기록할 것이다. 사실과 진실 사이 불가역(不可逆)에 대해 처방 전과 처방 후의 증상을 관찰하듯이 관여자와 보호자 사이, 그 뛰어넘을 수 없는 관계에 대해 우리는 나를 단편적으로 기록할 것이다. 왼손과 오른손의 과실과 너의 상처를 어루만지던 .. 좋은 시 2019.02.13
이별의 매뉴얼/ 박미경 이별의 매뉴얼 박미경 그날은 남자친구에게서 이별을 통보받은 날이었어요. 콩당콩당 놀라던 날들이 떠올랐어요. 아마도 그날은 오래 기억될 거란 예감에 나쁘다, 나쁘다, 되뇌이고만 있었어요. 이별의 메뉴얼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왜 그리 구질구질해? 쿨하지 못하게. 넌 그래.. 좋은 시 2019.02.08
새의 습성 / 윤준경 새의 습성 새를 동경한 것은 막연한 욕심이었을 뿐 날 수 있는 힘의 논리를 연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끔 그의 가벼움이 부러웠고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부러웠을 뿐 나는 연습조차 해 보지 않았고 나뭇가지 위에 납죽 앉아 보지도 않았다 인간 이상의 습성을 가지고 싶은 .. 좋은 시 2019.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