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시 2018-2019

활현/ 홍매화

네잎 2014. 3. 12. 22:47

홍매화紅梅花
활연





살갗 속엔
희디흰 마을이 보인다
물방울 흩뿌리면 화들짝 놀라
물꽃 피어 흩날리는 오미야콘
*
눈사람이 모여 사는 오지가 보인다

발모가지를 비틀어 꽃눈 틔우려고
어떤 혹한도 가혹도 덮으며 눈이 내린다
레나 강은 얼음 그릇 부시며 흐르고
머나먼 나라로 화신을 보내는 굴뚝
푸른 연기를 마시는 눈사람이 보인다

반지하 화덕엔 화석의 붉은 눈이 타오르고
연기를 마신 빙하기가 극지로 관을 옮긴다
빙관
氷冠을 쓰고 어슴푸레 눕는 몸엣것 그림자
만년 후 돌아와 꽃피우겠다

벙어리장갑을 낀 눈사람 발등에 뜨거운 술을 붓는다
가장 아름다운 술병을 흔드는 백야의 흰 밤
말미암아 꽃술은 취한다

겨울 한 그루
우련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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