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우 시

9회 남도작가상

네잎 2017. 10. 12. 21:12

제 9회 목포 문학상 수상자 발표


소설  본상  찬기파랑가  이화경  화순  1,000만원
남도작가상 저녁들길 이선재 강진 300만원


본상  홍어먹는날-시집  박소미  김포  500만원
남도작가상  킬러 박선우  신안  300만원


희곡  본상 (가작) 떠나는 이의 마음  김치영  장성  250만원
남도작가상 -

수필 본상  목포의 눈물  배재록  울산  300만원
남도작가상  흙  박혜경 무안  150만원


동화  본상 꽃산  이경순  김해  300만원
남도작가상(가작)  매생이 가족  박상희  나주  75만원


     ∙ 접수기간 : 2017. 8. 1 ~ 8. 31 (당일 소인분 유효)
    ∙ 접수현황 :  363명 (전국 263명, 전남 100명)

     

동화  전국 26편   전라남도 12편     합계 38편


              2017년  10월 12일

       목포문학상 운영위원회     

 

 

9회 목포문학상 심사평

 

 

   

 

목포문학상 운영위원회

9회 목포문학상 심사위원

 

부 문

구 분

성 명

비 고

소설

예심

김경희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설집 <새들 날아오르다>

신곡문학상, 국제문화예술문학상, 광주문학상 등

문학박사. 조선대 외래 교수

조성현

진도 출생, 전남대 국문과 졸업

광주전남 소설가협회 회장

소설집 <눈 내리는 마을>

본심

현기영

동아일보 신춘문예 등단

한국일보 문학상, 만해 문학상 등

11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예심

조성국

1990<<창작과비평>> 등단

2015<<문학동네>> 동시 발표

시집 <슬그머니>, <둥근 진동>, 동시집 <구멍 집>

광주전남작가회의 사무국장 역임

이봉환

1988'녹두꽃''해창만 물바다'로 등단

시집 <내안에 쓰러진 억새꽃 하나>3

현 교사로 창작활동 매진

본심

고재종

1984<<실천문학>> 신인상 등단

시집 <사람의 등불>, <새벽 들>, <꽃의 권력>

신동엽문학상, 시와시학상 젊은시인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현 한국작가회의 부이사장

수필

예심

임병식

한국수필로 문단데뷔, 여수문인협회 회장

한국수필 작가회장 역임

수필집 <그리움> 6

본심

김학래

전 영호남수필문학회장, 전 전남 문협회장

한국수필문학상, 한림문학상 등 수상

2013년 올해의 수필가 선정

수필집 <겨울밤> 9

동화

예심

임지형

2008년 무등일보 신춘문예 등단

1회 목포문학상 동화부문 당선

<진짜 거짓말>, <열두 살의 모나리자>, <피자선거>

문학나눔 우수 문학 도서 선정

본심

이성자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저서 <엉덩이에 뿔 났다>, <펭귄 날다!>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 수상

현 광주교육대학교대학원 출강

희곡

예심

최송림

경향신문,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통일연극시리즈 <>, <술꾼>, <장돌뱅이>

2003년 문광부 선정 연극 <도라산 아리랑> 60여편 공연

인천연극제, 전남연극제 심사위원 등

본심

김성옥

배우 및 연출가

전 우석레퍼토리 극단 대표

전 목포시립극단장


9회 목포문학상소설 부문 심사평

 

본심위원 : 현기영 (소설가)

 

예심을 거쳐 본심에 진출한 작품은 모두 12편인데, 그중 전국 후보작은 7, 전남 후보작은 5편이었다. 본심 심사자는 이들 중에서 본상으로 <찬기파랑가>, 남도작가상으로 <저녁 들길>을 선정했다.

<찬기파랑가>이 목적하는 바는 스토리텔링이라기 보다는 미학이다. 문체가 아름답다. 문체의 아름다움이 강한 호소력으로 주제를 전달해 주고 있다.

이 소설은 성명을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선 최초의 신연극운동을 주도한 희곡작가이자 비평가인 김우진의 예술과 사랑,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의 찬미라는 노래와 더불어 오늘날까지도 사람들 입에 회자에 되는 현해탄 정사의 주인공 윤심덕과 김우진, 바로 그 김우진이다. 두 남녀가 그들의 도저한 허무주의에 따라 현해탄에 몸 던져 정사했을 때, 집 울타리 안에 갇힌 채 가사일 밖에 모르는, 그 남자의 아내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정사라는 그 이상한 죽음을 그녀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신문에 대서특필된 그 역겨운 스캔들. 수모당하고 버림받았다는 느낌, 그 처절한 심정을 미학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 이 소설이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아내라는 이유만으로 이 꼴을 견뎌야 하는 삶은 죽음보다 못했으니까요.”

 

<저녁 들길>은 토속적 언어구사가 돋보이는데, 그 점이 이 작품의 미덕이다. 남편, 아들, 손자를 잇달아 비명에 잃은 용진댁의 울울한 심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울화병을 앓고 있는 그녀와 그녀의 거친 말투에 눈치 보면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늙은 시어머니. 며느리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버릇처럼 자꾸 시어머니에게 퉁을 먹이다가, 저녁에 둘이 함께 목욕하면서 서로 등을 밀어주고, 그 동안 옹매듭으로 맺혔던 속엣말을 터놓고 말하면서 서로를 다독거린다. 어떤 슬픔에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고 이 작품은 말하고 있다.

 

비록 당선작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놓치기 아쉬운 작품이 있어, 여기에 언급해야겠다. <가왕의 전설>이라는 작품인데, 목포 출신으로서 이난영과 함께 한국 최고의 트로트 가수 반열에 오른 남진을 모방한 이미테이션 가수의 행적을 사실과 허구를 얽어서 만들어 낸 소설이다.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여 벌이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능숙하여 재미있게 읽혔다.

 

예심위원 : 김경희·조성현 (소설가)

 

소설은 호흡이 긴 문학 장르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면 주제가 명확해야 한다. 그래서 소설을 쓸 때 첫째로 해야 할 일은 그 이야기를 왜 써야 하느냐에 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써야 하는 절실함이 존재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주제의 명확성은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나오고 그 주제를 이끌어나가는 힘은 절실함에서 나온다. 이것은 소재가 제한된 문학상에 응모하는 분들이 꼭 한번쯤 고려해봐야 할 점이다.

응모작 중 많은 작품들이 소재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치열하지도 않았고 당위성도 얻지 못했다. 이를테면 실재적 사실들이 직설적으로 드러나거나 소재주의로 흐른 작품들도 꽤 많았다. 애증이나 애착이 없는 소재를 다뤘을 때 흔히 나타나는 범례들이다.

애증이나 애착은 어떤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을 때 비로소 생겨나는 심성이다. 이런 감정의 결핍은 그 소재가 아직 자기 것이 되지 않았다는 증표이고 소설로 다룰 준비가 덜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극적인 자세로 소재에 보다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야 한다.

그래도 몇몇 작품들은 참신하고 의욕적이었다. 그 중에서도 한 실존 인물을 신여성으로 등장시켜 당대의 여성관을 새로운 관점으로 말하려 한 작품과 실존 인물과 가짜 인물을 등장시켜 삶의 진의를 규명하려 한 작품은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배 안에서의 삶과 죽음, 의리를 다룬 작품도 눈에 띄었다.

심사를 하면서 문장이 매우 거칠거나 구태의연한 작품은 열외로 했다. 소설이 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안정된 문장이며 인물이 보여주는 삶과 세계에 대한 인식의 치열함과 생의 깊이일 터이다. 촘촘한 구성력과 소재와 주제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는 작품을 본심에 올렸다.

9회 목포문학상시 부문 심사평

본심위원 : 고재종 (시인)

 

엘리어트가 말했던가. 시는 잘 빚은 항아리라고. 아무리 좋은 소재와 주제의식을 가졌다고 해도 그걸 독자들에게 전달하려면 시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을 자기 방식으로 잘 빚어서 내놓아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시의 고유한 특성은 리듬과 이미지다. 현대시가 복잡다단한 현실을 반영하느라 많은 젊은 시인들이 산문시 형태나 시행의 길이를 부단하게 늘이느라 여념이 없지만, 리듬이 없는 시는 참으로 시맛떨어지게 한다.

다음으로 평이한 설명 문장 같은 시 구절이나 각종 수사를 시행에 덕지덕지 발라 지분거리는 시 구절을 보면 이 시인이 도대체 심상에 맺히는 언어로 된 그림인 이미지를 기본이라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시가 넋두리나 푸념이라도 되는 양 자기의 1회적 감정을 마구 토해내는 그 진술시들은 사실 시인들에겐 금물일 수밖에 없다. 그런 진부하고 상투적인 감정 가지고는 객관적 상관물로 제시되는 이미지 창조에 결코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다. 참신한 이미지 구사를 통한 원관념의 의미 변환이 찬연하게 일어날 때 우리는 새로운 세계에의 개안이 가져다주는 축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9회 목포문학상 본심에 넘어온 작품은 전국 10, 전남 9명이었다. 예심위원 이봉환, 조성국 시인이 심사 결과 가장 우수한 작품이라고 뽑은 응모작을 처음에 올려놓았는데, 모든 작품을 정독한 결과 나 역시 그들의 눈이 정확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홍어 먹는 날 - 시집은 이미지 구사가 좋았다. 홍어 먹는 행위와 시집 읽는 행위를 매칭 시킨 이 괴이하고도 기발한시는 다시 봐도 괴이하고도 기발하다. 지금까지 대한민국 시인들 중에 홍어 먹는 것을 시집 읽는 것과 결부시킨 시인이 어디에 있는가. 그것도 비릿한 바다 한 귀퉁이 썰어 혀에 얹, 그러니까 홍어 한 점 썰어 입에 넣고, “대책 없이 앵기는 차진 문장, 등골이 서늘해지는 은유는 징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인이 누구인가. 홍어의 차진 살, 코에서 등골까지 쏘는 징한 냄새를 시집의 차진 문장과 서늘한 은유로 표현해내는 이 시인의 독창성은 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된다. 더구나 뻘 같은 입말아니 개미진 맛을 풍기는 그의 구수한 방언사용은 시의 푹 삭은 풍미를 한결 더해 준다.

다음으로 킬러는 리듬 감각이 뛰어난 시이다. 낙지의 신, 아니 낙지잡이의 신이 된 아버지의 감각을 물려받아 낙지 흔적을 아는 데 10낙지 기척을 습득하는 데 또 10을 바친 뒤 마침내 낙지 킬러가 된 사람의 용맹정진이 숨 가쁘게 전개된다. 하지만 시는 비유나 유추로 이루어진다. 이 시에선 비유를 찾기 힘들고, 또한 낙지 잡는 행위로 인간 삶의 전개를 유추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당연히 당선작은 전자로 하고 후자는 남도작가상으로 정리한다.

한 사람 아쉬운 분이 있는데 몸이 울던 날이름이 죄를 함께 응모한 시인이다. 이 분은 목포 근대의 풍물을 구성진 이야기 가락으로 풀어내는 데 장기를 보인다. 몇 번이나 망설이다가 다음 기회로 밀어 놓은 이유는 긴 문장들이 너무 설명조라는 것이다. 시적 표현은 설명이 아니라 묘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통통거리는 리듬의 구사, 참신한 이미지들의 적절한 배분 등 시적운산을 잘해서 다시 응모한다면 다음번에는 좋은 결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당선자들께 축하를 드리며 모든 응모자들께 격려와 위로를 드린다.*

 

예심위원 : 조성국·이봉환 (시인)

 

176명이 3편씩 총 528편이 응모된 작품들이 예심위원에게 전달되었다. 우리는 각각 전국, 전남의 시편들을 나누어 읽고 먼저 40여 편을 고른 다음 다시 20여 편으로 압축하였다. 전체적인 작품의 수준은 들쭉날쭉하였다. 시를 읽으며 전국 부분에 응모한 작품의 수준이 아무래도 높지 않을까 생각을 하였으나 전남 부분에 응모한 작품들이 결코 뒤지지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한정된 범위의 소재를 작품으로 표현하려면 그곳에서 오래 살아본 사람이 더 표현하기에 유리했으리라. 공모 소재가 남도의 문화, 민속, 문학, 인물이어서 고장을 자랑하기 수준의 작품도 상당하였으나, 고르고 골라 뽑아본 20여 편의 작품들(전국 홍어 먹는 날9, 전남 킬러8)은 꽤 시를 다루어본 솜씨가 있는 분들이었다. 당선작을 뽑기 위해선 본심을 맡은 심사위원의 상당한 고민이 있으리라 예상된다

     

 

 

9회 목포 문학상수필 부문 심사평

본심위원 : 김학래 (수필가)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후보는 모두 12명이다. 이번 수필문학작품들은 좋은 편이다.

당선작으로 <목포의 눈물>을 뽑는다. 우리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두만강목포의 눈물이라는 것을 수년전 TV에서 보았다. 7천만의 애창곡 목포의 눈물에서 이 작가는 여러 가지 것을 보여주었다. 나라 잃은 민족의 슬픔과 애국심, 노래가 풍겨주는 정서와 정조 그리고도 유달산과 삼학도 예찬, 목포의 특산품 등 다양하고 긍정적인 목포 사랑이다.

전남 수상작으로는 <>을 뽑아드린다. 흙으로 빚은 고려청자 이야기와 흙의 품속에서 평생 살아오신 어머니의 생애와 애환을 잘 그려냈다. 옥빛 청자 예찬과 숭고한 어머니의 흙손이 잘 표현되었다.

<목포의 눈물><>은 글솜씨가 돋보이는 수필문학이다.

 

예심위원 : 임병식 (수필가)

<전국>

 

1. <발톱을 깎으며>

· 깎는 발톱이 튀겨져나가 하찮게 여기며 버렸는데, 세월호 유족들이 뼈 한 조각이라도 찾으려는 간절함을 보고서, 신체의 일부나 다름이 없음을 통해 아픔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러나 서두가 너무 장황하고 설명적인 것은 험이다.

 

56. <목포의 눈물>

· 목포의 이야기로 요구하는 주제에 맞 고 문장도 유려하다. 목포의 눈물에서 큰누나 생각으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목포를 알리려 의도도 자연스럽다.

 

209. <다산 선생과 주막집 주모>

· 목포권 인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다산선생이 귀양와서 처음 머물 때의 주막집 주모와의 인연을 엮고 있다. 막힘없는 필력, 해박한 지식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역사적인 사실을 소개하는데 그치고 자기의 감상이나 느낌이 배제되어 있어 아쉬움을 준다.

 

252?. <낯선 땅>

· 10여년간 다니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목포 자은도를 다녀온 이야기롤 소재로 삼고 있다. 문장이 단아하고 흐름이 무리가 없다. 자은도 할머니의 인정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지역을 기반으로 한 문학상 취지에 부합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288. <홍어>

· 홍어잡이의 박진감 넘치는 광경을 잘 그려내고 있다. 문장이 힘이 있고 뛰어난 묘사력을 발휘하고 있다. 마지막의 문장 바다의 입을 여는 일이나, 세상의 입을 여는 일이나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었다.”는 인상이 강렬하다. 고장에서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을 진솔하게 그려놓았다.

 

259. <홍어>

· 홍어의 암모니아 냄새와 전라도인을 폄하하고 거부한 사람들을 홍어를 통하여 집중 조명하고 있는 작품이다. ‘독종이라는 모진 소리를 들었지만 그래도 개의치 않고 아버지에게 홍어를 대접하고 싶다는 결미는 정체성을 지키며 살고 있는 것 같아 믿음직하다.

 

263. <유달산을 읽다>

· 유달산의 유래부터 명산 유달산을 집중조명하고 있다. 문장력이 뛰어나고 사유가 자유스럽고 폭이 넓다. 그러나 여기서 인용한 이집트 신화가 적정한가는 생각해 봤으면 한다. 뛰어난 필치로 목포에서 뿌리를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집중하여 보여주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전남>

 

7. <단순하게 살기>

·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재활용을 하며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보는 작품인데 다소 주최측에 요구하는 주제에서 벗어난 것이 아쉽다. 그리고 이야기도 일관성있게 끌어가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다.

 

47. <아버지의 유언>

· 고향 하의도를 떠나 객지에 살면서 다시 고향에다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해를 모시며 지난날을 돌아보는 회한을 담고 있다. 대체로 무난하게 이야기를 끌어가고 있고 요구하는 주제에도 맞추고 있는 작품이다.

 

151. <목포의 노래>

· 목포를 노래한 가락 속에 오롯이 담긴 목포의 정서를 더듬어 보고 있다. 그러면서 일제시대 수탈의 아픈 역사도 더듬고 있다. 문장이 막힘이 없고 차분하게 이끌어가는 필력이 돋보인다. 무난한 작품이다.

 

153. <>

· 흙을 일구고 흙을 사랑한 어머니의 삶과, 이 땅에서 만들어진 고려청자를 함께 조명하면서 고향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어머니가 평생을 흙에서 살아왔듯이, 자기도 그렇게 하기를 기원한다.

 

261. <뒷개, 뒷개 사람>

· 뒷개의 옛날 풍경을 정감있게 그리고 있다. 친정어머니가 경로당에서 자다가 혼불이 나갔다며 전화하는 이야기를 끌어와 옛 추억을 더듬는다. 목포에 고향을 둔 독자에게는 추억을 더듬어 보게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짜임새가 허술한 것은 아쉽다.

 

9회 목포문학상동화 부문 심사평

 

본심위원 : 이성자 (아동문학가)

 

긴장의 끈 늦추지 않은 흡인력 돋보여

 

예심을 통과하여 본심으로 넘어온 작품은 전국 5편 전남 2, 7편이었다. 공모규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후, 동화의 독자가 어린이와 순순한 동심을 향유하려는 어른까지도 포함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꼼꼼히 살펴보았다. 작품마다 나름대로 장단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선하고 흥미진진한 소재와 주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은, 무엇보다도 문학성을 확보한, 소소한 일상보다는 큰 울림이 있는 작품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본상에 오른 꽃산은 곰치산 아래 자리 잡은 소포리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학교 농악부 상쇠를 뽑는 이야기로 시작되다가, 아무리 힘들어도 마을회관에 모여 소리를 하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지고 힘이 난다는 동네 사람들 이야기로 확대된다. 꽃산(곰치산)은 분홍빛으로 번져가지만 상쇠 자리를 욕심내는 대희와 재수의 갈등은 치닫고, 마을회관에서는 미국에서 돌아오는 이모할머니를 맞이하기 위해 잔치준비로 북적이는데, 슬프게도 항아리 속 한줌 재로 돌아온다. 이모할머니 사진을 더듬으며 애절한 가슴을 토하듯 풀어내는, 할머니의 노래가 울컥 감동을 자아낸다. 경쟁 상대였던 대희와 재수가 마을회관에서 화해를 하게 되고, 꽃산을 올려다보는 대희의 입에서 이모할머니에 대한 그리운 마음이 소리가 되어 터져 나온다. 복선을 깔아놓듯 군데군데 남도가락을 곁들여 울림이 있는, 독자로 하여금 작품의 흐름을 예감케 하는 솜씨 또한 탁월했다. 시적이면서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은 흡인력 있는 문장도 좋았다.

함께 넘어온 작품 중 소리씨의 내 맘대로 집은 서정적인 문장이 돋보였지만 마무리부분이 허무하게 끝나는 아쉬움이 남았다. 도로위의 보안관과속방지턱이라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인물을 등장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교훈적인 부분이 실망스러웠다. 마지막 인사는 삼배명인 할머니와 엄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데, 다소 진부한 느낌이 들었다. 아빠와 나는 먹고 살기 위해서 제품 사진을 찍어야 하는 아빠, 그리고 아빠를 도울 수밖에 없는 주인공이 아빠가 원하는 철새를 찍어 SNS에 올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았는데, 안타깝게도 감동의 힘이 약했다.

남도작가상 가작에 오른 매생이 가족은 작은집에 얹혀사는 주인공이 작은엄마의 눈치를 보게 되고, 동갑네기 사촌과 갈등을 겪게 된다. 김발에 붙어사는 매생이가 대접받지 못하는 상황을 자신과 비유하며 슬퍼한다. 김 양식에 실패한 작은아버지가 매생이를 키우게 되고, 칼바람이 불어도 흩어지지 않고 하나로 뭉치는 매생이를 보며 희망을 갖게 된다. 체육시간에 짝짓기게임을 하며 사촌과도 자연스레 화해를 하고, 함께 작은어머니의 생일선물을 고른다. 어떤 경우에도 가족은 매생이처럼 뭉치기를 희망하는 주인공의 소원처럼 아빠 엄마가 돌아오는 결말을 맞는다. 구성을 갖춘 무난한 작품이었지만 당선으로 밀지 못하고 가작에 올린다.

함께 넘어온 작은 게 마을은 조용하고 평화롭던 마을에 해양 낚시공원이 들어오면서 어민들의 터전이 어수선하게 되고, 주인공 수아는 안타까운 마음에 옛날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 할 텐데라고 중얼거린다. 바로 그때 칠게섬의 수호신 알뚱 게가 나타나 수아와 친구 강호를 판타지세계로 안내한다. 거대 조개의 진주알을 삼킨 두 아이가 어떤 사건을 벌일까 잔뜩 기대 했는데, 쓰레기 늪이 되어버린 미래의 작은 게 마을을 증거물로 사진기에 담고, 과거에 걸어두었던 마을 경제를 일으키자는 문구의 현수막을 보게 된다. 결국 바다는 우리가 지켜야한다는 일상적 결말이 안타까웠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울림이 있고, 문장을 끌어가는 힘이 좋았다.

끝으로 작품의 개연성부분은 문학성을 살리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 특히 판타지동화에서의 리얼리티는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아쉽게 탈락한 공모자들은 내년을 기약하기 바란다.

예심위원 : 임지형 (아동문학가)

 

올해로 9회를 맞이한 목포문학상을 심사하게 되어 마음이 설레었다. 심사를 위해 기준을 꼼꼼히 살폈다. 자격 요건이 본상과 남도작가상으로 나누어진 점과 남도 문화, 민속, 문학, 인물로 제한된 소재가 눈에 들어왔다. 창작자에게 소재의 제한은 올무이기도 하지만 방대한 이야기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살아낼 끈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작품의 성향이 비슷했다. 소재의 제한에 걸려 마치 한 사람이 쓴 것처럼 부모님의 부재, 특히 아빠의 죽음을 다룬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 심사를 하는 동안 비슷비슷한 작품에 마음이 안타까웠다. 작가는 남과 같은 소재를 사용해도, 자신을 녹여 남과 다른 맛을 내야한다. 심사기준을 작품의 완성도와 이야기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작가의 독특한 글맛을 우선으로 했다. 아쉽게도 많지 않았다. 다음 목포문학상에는 더 많은 고민을 통해 소재에 함몰되지 않은 작품들을 만나 보았으면 한다.

예심에서 눈에 들어온 작품은 꽃산’, ‘소리씨의 내맘대로 집’, ‘도로위의 보안관’, ‘마지막 인사’, ‘아빠와 나이고, 남도작가상엔 작은 게 마을’, ‘매생이 가족등이었다.

  

 

9회 목포문학상희곡 부문 심사평

 

본심위원 : 김성옥 (배우 및 연출가)

 

열악한 연극 환경 속에서 가능한 한 당선작을 내고 싶었다. 열악한 환경에 열악한 작품은 심사를 맡은 우리 자신에게도 큰 책임이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극적 구성에 기본형태를 중요시했다. 좀 더 보완하면 좋은 공연 작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 란의 그림자 - 지나친 단막형태

2. 바위 위에 선 두 남자 - 구성의 콘서트 수준

3. 목포 시민 항쟁 - 너무 쉽게 생각하는 작품구성과 삶의 진정성

4. 꽃배달 갑니다 - 개그콘서트 형태

5. LIMBO - 끝없이 가는 삶의 길, 결어 없는 미완성

6. 떠나는 이의 마음 - 구성에 비해 미완성 꽁트

7. 갑자옥 모자점 - 구성의 지나친 다양성

 

<떠나는 이의 마음>을 극적 구성과 그의 발전성을 보고 우수 가작으로 선정한다.

 

예심위원 : 최송림 (극작가)

 

9회 목포문학상 희곡 분야 응모작은 전국 15명과 전남 2, 모두 합해 17편이다. 공모 소재 제한을 염두에 두고 예심을 본 결과 전국 후보작 6, 전남 후보작 2편을 본심에 올린다. 응모작이 비교적 적은 편이라 작품 배경이 목포권이 아닌 것 중에서도 희곡이 좀 아까울 정도로 괜찮은 몇 편 포함시켰음을 밝힌다. 남도 작가상 후보작 2편은 응모작 전부다. 아무쪼록 본심 때 걸러내면 될 듯싶다.

 

전국

*란의 그림자 : 목포출신 가수 이난영의 한 많은 삶이 목포 바닷가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잘 녹아있다. 새로운 각도와 시선으로 이난영을 조명한 구성과 기법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가난한 운명을 극복하려는 간절함, 우연과 행운, 불행과 불운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이고 얽히는 인생 속에 한 가수로서 뿐 아니라 한 어머니로서 격동기를 살아낸 이 세상 모든 어머니의 애환도 함께 느껴진다. 희곡엔 아들이 등장하는데 앞에 등장인물 소개엔 빠져있는 등 약간의 흠결마저도 없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난영의 마지막 모습이 인상적이고 그 대사는 감동적이다.

*바위 위에 선 두 남자 : 희곡이 전반적으로 허술하지만 작품 배경이 목포 유달산 일등바위 근처다. 목포 남도 소재가 드물다보니 일단 예선통과 작품으로 골랐다. 어쨌든 희곡의 형태는 가까스로 갖췄다고 할까? 명창을 꿈꾸는 소리꾼 아들의 좌절과 아들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애끓는 사랑은 그런대로 잘 느껴진다. 그런데 소리꾼이던 어머니의 평생 사랑이 아버지가 아니고, 자신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는 아들이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든다. 희곡의 손질이 더 필요한 작품이다.

* 목포시민항쟁 : 목포 특유의 의로운 기개가 넘치는 작품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집단적 전개에 감동을 주는 개인적 스토리가 부족하다. 광주 주변 지역의 긴박했던 마음은 느껴지는데, 투쟁일지를 보는 듯 건조하고, 광주 재현의 느낌이 강하다. 요컨대 희곡으로서 문학 내지는 연극적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말씀이다. 기본 작법인 기승전결이나 반전, 클라이맥스 등등이 무시된 체 80년 목포시민 항쟁사를 다큐나 리포터 나열 형식이다. 거듭 말하건대 희곡이라는 형식의 작품성과는 상관없이 신문기사나 항쟁 스케치 수준에 머물렀다는 결론이다.

*<꽃배달 갑니다><림보>는 목포권 소재가 아니라서 애시 당초 공모소재 제한 규정에 걸려 처음부터 제외하는 게 맞으나 희곡이 괜찮아서 한번 뽑아 올려 본다. 언제든 규정에 따라 제외하면 그만이다. <꽃배달 갑니다>는 지하철을 타고 꽃배달하는 노부부의 일상 속에, 팍팍하게 사는 고달픈 서민들의 모습과 어떤 인생에게나 공평한 희로애락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티격 대지만 정 깊은 노부부의 대화가 애잔하다. 단막극으로서 괜찮은 희곡인데 목포권 소재가 아니라서 아쉽다. <림보>도 희곡의 짜임새가 탄탄하고 대사 등도 좋은, 상당한 수준의 가작이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지옥과 천국의 경계인 림보로 상징되는 정신병원, 이곳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각자의 고통과 그들을 돌보는 복지사의 이야기가 실감나게 전개되는데, 조금은 산만하기도 하다. 현아와 주봉의 깊은 인연에 대한 암시가 없어서 감동이 줄지만, 광인을 지키는 정상인의 애달픈 사랑이 처연하다.

 

전남

*갑자옥 모자점 : 목포출신 김우진의 실제 인물과 극중 김우진 역의 인물이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적절히 잘 버무린 수작이다. 연극배우들의 애환도 잘 드러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만 김우진의 판타지로 윤심덕과의 애정사가 덜 부각된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영화나 소설 같이 워낙 자유분방한 스토리 전개라 실제 무대화 했을 때 제대로 소화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곡적 아이디어나 대사가 비교적 세련됐고 압축미도 돋보인다. 뱃고동소리를 기적소리라 하는 등 간혹 부분적인 실수가 눈에 띄지만 그건 책읽기나 동작연습 과정에서 언제든 고치면 된다.

*떠나는 이의 마음 : 희곡으로서도 많이 모자라지만 응모작이 단 2편뿐이라 <갑자옥 모자점>과 함께 예심 통과작으로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