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시 2018-2019

봄 /김기택

네잎 2013. 5. 23. 20:30

봄 / 김기택

바람 속에 아직도 차가운 발톱이 남아있는 3월
양지쪽에 누워있던 고양이가 네 발을 모두 땅에 대고
햇볕에 살짝 녹은 몸을 쭉 늘여 기지개를 한다
힘껏 앞으로 뻗은 앞다리
앞다리를 팽팽하게 잡아 당기는 뒷다리
그 사이에서 활처럼 땅을 향해 가늘게 휘어지는 허리
고양이 부드러운 등을 핥으며 순해지는 바람
새순 돋는 가지를 활짝 벌리고
바람에 가파르게 휘어지는 우두둑 우두둑 늘어나는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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