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시 2018-2019

조태일 / 풀씨

네잎 2014. 4. 30. 22:18

풀씨가 날아다니다 묻히는 곳

 

그곳이 나의 고향

 

그곳에 묻히리

 

햇볕 하염없이 뛰노는 언덕배기면 어떻고

 

소나기 쏜살같이 꽂히는 시냇가면 어떠리

 

온갖 짐승 제 멋에 뛰노는 산 속이면 어떻고

 

노오란 미꾸라지 꾸물대는 진흙탕이면 어떠리

 

풀씨가 날아다니다

 

멈출곳없이 언제까지나 따라다니는 길목

 

그곳이면 어떠리

 

그곳이 나의 고향

 

그 곳에 묻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