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시 2018-2019

강경호 / 거대한 새

네잎 2014. 4. 30. 22:29

거대한 새 / 시인 강경호

2010. 10.07(목) 18:28 확대축소
날이 밝아오자
거대한 새 한 마리,
혹은 수만 수억의 눈부신 새떼들
창문으로 날아온다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은빛 새들이
씨앗의 마음을 건드려 싹을 틔우고
내 얼굴을 거울에 비춘다

붉은빛이었다가
푸른빛이었다가
무지개가 되었다가
저녁 무렵이면
지구 반대편으로 갔다가

아침이면 지상으로 돌아와
씨앗의 생각을 깨우고 밝히는
저 거대한 靈感,
누구의 생각이 새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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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 / 1958년 전남 함평 출생. 1997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언제나 그리운 메아리』『알타미라동굴에 벽화를 그리는 사람』『함부로 성호를 긋다』『휘파람을 부는 개』, 기타 저서 『최석두 시 연구』『휴머니즘 구현의 미학』등. 현재 계간 《시와사람》발행인 겸 주간.